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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무대

연극「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22/08/17 마티네)

 

무대의 이미지는 정말 아무런 연출을 하지 않은 극장의 기본 상태라고 할 수 있을만큼 세트나 꾸밈이 거의 없이 단순하고 절제적인 모습이었음. 색상도 거의 검정 톤 위주여서 더.. 한 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극이기엔 무대가 좀 크지 않나 싶었는데 (배우의) 표현이나 에너지적인 부분에서는 공간의 존재감은 큰 문제가 아니었고 별다른 세트와 소품 없이 대형 전광판이나 화면 등으로 극 안에서 보여주는 연출같은 면에선 더 압도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듯.

 

이 연극은 프로그램북을 팔지 않아서 공연을 보고 집에 오자마자 예매사이트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 설명을 다시 읽어보았음. 이런 공연은 프로그램북이 있어도 될 것 같은데.. 공연보기 전 예매페이지의 시놉시스 등 소개글을 대강만 휘릭 훑고 왔을 때는 뭔가 굉장히 실존적?이고 형이상학적인..그런 느낌의 극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공연 내내 서사가 확실히 존재하고 그것도 아주 상세하게 서술되는 방식임. 그래서 소설이 원작인 걸 알고 나서 더 납득되는 것 같기도 했고.

 

극 안에서는 인물들의 실제 대사가 아닌 서술자의 해설에 해당하는 대사까지 그 인물의 목소리로 가장한 채 말하는 점이 조금 특이했는데 아무래도 한 명의 배우가 10명이 넘는 인물들을 소화하다 보니 인물들 사이의 구분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좀더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함.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 천장을 이용한 스크린에 극중의 파도소리와 영상이 펼쳐지고 있어 극의 분위기와 여운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엠디로 판매하는 '지금 시간' 유리컵. 유일한 엠디라 충동적으로 집어오게 됐는데 사실 그렇게 예쁜지도 잘 모르겠는;; 뭐라도 기념할 수 있는 걸 하나 남기고 싶었다.

 

컵에 바로 커피 내려서 마셔보기. 드립백 커피지만 유리컵이라 아이스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