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롤랑가로스 4R - 라파엘 나달 vs 오제 알리아심

예상했던 대로 나달과의 16강전이었고 8강에는 아쉽게 진출 실패.

 

정말 탈락이 아쉽다고 할 정도로, 잘 한 경기였음. 솔직히 붙기 전에는 나달을 이길 거라는 기대가 1도 없었었는데 내가 펠릭스를 너무 과소평가 했던 건지, 이렇게 예상 외로 잘할 줄은 몰랐다. 1세트 2-1에서 먼저 브레이크 했을 때 1세트 정도는 이길 수도 있겠다 싶었고 1세트 이겼을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는데... 2세트 정말 아쉬운 순간으로 갈린 포인트 후에 2, 3세트 내리 잃는거 보며 1세트는 잠깐이었고 으레 예상되는 나달의 3-1 리버스 승이겠거니 했는데...거기서 4세트를 또 이길 줄은 ㅜㅜ

 

타이를 간 세트는 없이 6-3 6-2 스코어로만 구성됐지만 정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세트당 시간이 거의 다 1시간인 것만 봐도 ㅋㅋㅋ어제 펠릭스가 보여준 플레이가 정말 훌륭했고 위기에도 잘 버티며 나달을 여러 순간 궁지로 몰아넣었지만 역시 나달은 괜히 나달이 아니던. 펠릭스가 할수 있는걸 다 했는데 나달이 너무 강해서 넘어가지 않았을 뿐... 

 

사실 나달의 경기를 꽤 오랜만에 보았는데 여전한 수비력과 방어의지에 진짜..좀 질릴 정도였다..ㅋ 어제 펠릭스 포핸드가 제대로 나오는 날이었고 정말 어려운 각도도 많았는데 어디든지 쫓아가던 나달과 펠릭스는 또 거기에 질리지 않고 새로운 공격을 계속 시도하고.

 

새벽 4시 다 돼서 끝난 경기로 아침에 출근하기 전까지 채 3시간도 잘 수 없었지만 져서 억울하고 분하기보단(물론 이겼다면 더할 수 없이 좋았겠지만ㅋㅋ) 충분히 그럴만한 경기였고 끝까지 보길 잘했다 하는..어제 해설 말처럼 8강에 성공했다면 22세 이전에 4 그랜드슬램 8강에 모두 진출한 5번째 선수로서 랭킹 1위가 되는 반열에 드는 기록을 놓친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ㅎㅎ(이길 가능성이 아예 없던 게 아니기에) 기록이 모든 걸 설명해주진 않으니까..

그동안 늘 1라운드에 그쳤던 롤랑에서 한번에 16강까지 올랐고.또 롤랑의 나달을 상대로 이만큼이나 잘할 수 있다는걸 보여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함.

 

누군가는 그래봣자 어차피 못 이겼으니 결과는 다를 게 없지 않냐고 한다면. 뭐 그럼 더 할 말은 없지만... 사실 펠릭스는 아직 완성형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고 생각함. 그리고 올해 부진할 때도 있었지만 특히 클레이 시즌에서 보여준걸 보면 분명히 성장하고 있고(토니의 영향이든 뭐든ㅋㅋ) 이제 겨우 두 번째 슬램이니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얼마나 잘할지도 더 궁금하고 그리고 다음에 나달을 만나게 되면 그땐 달라져 있을거란 기대도.

 

펠릭스 본인도 다 쏟아낸 만큼 아쉬움이 남지 않았으면 하는데. 아니, 아쉬움이 없을 순 없겠지만ㅋㅋㅋ후회는 남지 않았으면 좋겠음. 어제 매치 직후에 악수하러 네트에 나올 때 생각보다 담담히 웃으면서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는데 또 퇴장할때 표정 보니 들어가고 나서 뒤에서 울진 않았을까 싶은 ㅜㅜ우리 애기가 은근히 속이 여린 펠릭스라..(응?? 저기ㅋㅋ)

 

나달과 조코는 또 8강에서 만나게 됐음. 슬램 결승도, 4강도 아닌 8강의 대결이 좀 이른 느낌도.. 같은 드로라 그렇지만. 이번 대회 조코를 못 봐서 모르지만 꽤 좋은 상태인것 같던데 어제 나달을 보면 조코 상대로 많이 힘들수도. 그래도 흙 나달이라 또 모르지...ㅋㅋㅋ

 

+

그리고, 여담으로.

 

이번 대회로 은퇴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정말 떠나는 모습을 보니.. 어제는 말고, 3라운드 경기 있던 날 tv 채널에서 해주는 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송가의 은퇴 장면이 잠깐 나왔었음. 보는데 나도 모르게 탄식소리 나오던ㅠ 송가도 예전에 정말 화려했는데...내가 좋아하는 페더러나 정상급 선수들을 많이 위협하기도 했고. 요즘에 대회 나오는걸 한번씩 보게되면 응원하기도 했는데 아직 현역으로 뛰어도 될것 같은데 은퇴가 이르다고 느껴지는건 나뿐인건가ㅠㅠ 하긴 은퇴의 시기를 정하는건 다른 누구도 아닌 선수 본인이고, 부상이란 선수에게 타협할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해서 옳은 결정이었겠지만.. 자국인 롤랑가로스에서 1회전에서 캐스퍼 루드에게 패해 코트를 떠나게 되었는데. 동료 선수들이 기념해주는 모습도 나왔는데 가스케도 언제까지 남아 있을지. 송가와 한살 차이인데 내년 이맘때 떠나는 걸 보게 되는건 아닐지..그런 생각이 들더라..ㅋ

그동안의 선수 생활에 고생많았고 정말 잘해왔고. 앞으로의 삶도 더 행복하기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