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Laver Cup - 페더러의 마지막 경기(굿바이 페더러)

페옹이 레이버컵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걸 SNS로 미리 발표했지만, 그리고 레이버컵이 끝난지도 벌써 일주일이 됐지만...막상 페옹의 은퇴에 무슨 말을 할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있다가 레이버컵도 다 끝난 이제서야 글을 남겨보는.

 

경기를 뛰지 못한 지 벌써 일년이 넘었으니 은퇴 자체가 결코 놀랄 일은 아니지만...사실 페옹이 올해 떠날 줄은 몰랐었음. 막연히 그래도 내년이 올때까진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올해 여름이면 볼줄 알았던 페옹의 복귀가 또 유예되고. 오랫동안 보지 못하는 상황에 언제부턴가 익숙해 지면서.. 경기는 뛰지 않지만 은퇴하지 않고 선수로 남아있는 걸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던 거 같음. 그래서 처음 은퇴 소식을 접했을 때 아, 이렇게 빨리? 급작스럽게!? 사실 페옹은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내심 페옹의 은퇴는 바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레이버컵으로 은퇴 결정한 것도 약간 의외였고.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주최해서 이끌어 온 대회라 애정이 남다르긴 한듯.. 레이버컵에서 단식은 아예 출전하지 않고 예전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마지막 경기를 혼자만의 싸움이 아닌 나달과 함께하는 복식으로 정한 마음도 좀 이해가기도 하고.

 

그 나달과의 마지막 게임도 정말 간발의 차로 아쉽게 지고, 매년 유럽팀이던 경기 결과도 하필 올해 처음으로 월드팀에 내준..ㅋㅋ여러모로 아쉽기도 한 마지막 무대지만 마지막이라고 해서 완벽할 수만은 없듯이 코트와, 팬들과 작별의 순간에 페옹에게 가장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을 테니까. 은퇴 때 페옹이 울지 않길 바랬는데 역시나 눈물 많은 페옹은 마지막 경기가 끝나자마자...ㅜㅜ무슨 말로 그 심정을 설명할 수 있을까.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페더러가 마지막 경기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음 ㅜㅜ돌이켜보면 페더러를 좋아하고 나서부터 마냥 좋았던 것보다는 페옹이 잘 안 풀려서 같이 속상하고 힘들어했던 시간이 길었던 것도 같지만 이제 더는 페더러의 경기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었던 것도 행복인 것 같은.

이번 레이버컵에서도 복식에서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 이제 떠날 때가 되긴 했지..싶다가도 또 한번씩 보여주는 절묘한 샷에 역시 계속 더 보고싶고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ㅠㅠ 

 

페옹 은퇴 후에도 레이버컵이 열리려나...레이버컵에서 선수가 아닌 관중석에서 주최진으로 보게 되면 기분이 또 묘할듯 ㅜㅜㅋㅋ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볼지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코치 페더러는 상상이 잘 안가는데...(ㅋㅋㅋ) 더 나이들면 코치로 나올지 또 모르겠지만.

 

윔블던에서 페더러를 실물로 보는 것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그 꿈도 못 이루게 됐지만...(그 많은 세월동안 더 빨리 다녀오지 못한 나에 대한 후회가ㅜㅜㅋㅋ) 이렇게까지 오래 페덜을 볼 수 있었다는 것도 축복임. 한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잖아ㅜㅋㅋ페더러가 있어서 분명히 내 삶이 더 행복했고 생기있었고 그래서 페옹한테 고마움. 그 긴 시간동안 정말 수고많았고 무엇보다도 건강이 최고에요 페옹~~! 이제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길~

 

 

그리고 무엇보다 인스타에 올린 발표글 마지막 문장 때문에 슬픔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것 같음. 

'테니스 게임을 사랑하고, (그랜드슬램과 투어에서는 떠나지만)테니스를 절대 떠나지 않을거라는' 그 말.